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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_ 세상은 모순투성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by 롱롱럭키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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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양귀자

1955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고 원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
1978년에 『다시 시작하는 아침』으로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장한 후,
창작집 『귀머거리새』와 『원미동 사람들』을 출간,
“단편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1990년대 들어서 양귀자는 장편소설에 주력했다.
한때 출판계에 퍼져있던 ‘양귀자 3년 주기설’이 말해주듯
희망』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천년의 사랑』 『모순』 등을
3년 간격으로 펴내며 동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부상했다.

 

 

양귀자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바로 함께 떠오르는 [원미동 사람들]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양귀자 작가님을 잊어버릴 뻔했는데

[모순]을 통해 다시 만났다.

너무 사랑스런 독서모임 덕분에

 

 

 

 

책은 슬프지만 재미있고

또 감동에 울컥도 했다

이렇게 목차를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모든 내용이 한꺼번에 사악~ 떠올려진다

 

 

 

 

책 제목이 왜 모순일까

읽으면 읽을수록 세상은 모순투성이임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반전투성이라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공감되지는 않았다.

안진진이 살아가는 방식, 안진진 가족이 살아가는 방식이 숨이 막혔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게 버텨나가는 삶 속에서

이들은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이 있었다.

 

쌍둥이 자매로 태어나 너무도 극과 극인 삶을 사는 엄마와 이모

아버지의 모진 술주정과 폭력 속에서도 이겨나가는 엄마

너무도 고운 그래서 엄마하고 싶은 사랑하는 이모

조폭을 꿈꾸는 남동생

두 남자와 데이트를 번갈아하면서 결혼상대를 찾아나가는 주인공 안진진

나영규와 김장우, 두 남자도 너무 극과 극인 성격의 소유자다

 

안진진은 두 남자를 두고 결혼 직전까지도 망설이고 망설인다.

 

P.219

랑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자에게는 스스럼없이 누추한 현실을 보일 수 있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사랑 앞에서는 그 일이 쉽지 않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자존심이었다.

내가 두 사람 앞에서 판이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던 이유가 이것으로 설명되었다.

 

 

편지

안진진에게 조그마한 소포 한상자가 도착한다.

 

너무 빠르게도, 너무 늦게도 내게 오지 마.

내 마지막 모습이 흉하거든 네가 수정해줘.

 

얼마전 이모는 진진이와 함께 첫눈을 보겠다며 회사로 찾아왔었다.

그런데 이제 이모는 없다.

이렇게 편지 한 장만을 남겨 놓고...

 

P. 283

나, 

이제 끝내려고 해. 그동안 너무 힘들었거든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참 할 말이 없구나.

그것이 나의 불행인가봐. 나는 정말 힘들었는데 그 힘들었던 내 인생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말이야.

어려서도 평탄했고, 자라서도 평탄했으며,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 이 후에는 더욱 평탄해서

도무지 결핍이라곤 경험하지 못하게 철저히 가로막힌 이지리멸렬한 삶.

그래서 그만 끝낼까 해. 

나는 늘 지루했어. 너희 엄마는 평생 바빴지. 

새벽부터 저녁까지 돈도 벌어야 하고, 무능한 남편과 싸움도 해야 하고,

말 안 듣고 내빼는 자식들 찾아다니며 두들겨 패기도 해야 했고,

언제나 바람이 씽씽 일도록 바쁘게 살아야 했지.

그런 언니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나도 그렇게 사는 것처럼 살고 싶었어. 무덤 속처럼 평온하게 말고.

 

 

이모의 자살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럴 수도 있구나... 그럴 수도 있겠다...

이 책을 읽는내내 안진진의 엄마 삶이 정말 불쌍하고 엄마니까 가능하구나 했다

아들이 교도소까지 가는 일이 생기고

집나가서 소식 없던 남편이 중풍과 치매를 가지고 5년만에 돌아온다.

그럼에도 엄마는 더 에너지를 뿜고 어떻게든 해결해 나간다.

그럴 때마다 상황에 맞는 책을 사서 읽고 읽으며 어떻게든 해결해 나간다.

살아야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모는 없었다.

모든게 다 있는 것 같았는데 정작 있어야할 것이 없었던 것이다.

남편은 이모 없어도 잘 살았고

자식들은 이모 없어도 해외가서 너무 잘 살고 있었고 귀국할 생각도 없었다.

 

순간 나 자신에게 생각이 멈춰졌다.

그렇다면 나는?

훗날 나는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지금은 잘 살아가고 있는걸까?

 

안진진은 계획대로 원하던 때에 맞춰 마침내 결혼을 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찾아 선택했던 김장우

그러나 김장우가 아니었다.

 

p.295

인간에게는 행복만큼 불행도 필수적인 것이다.

할 수 있다면 늘 같은 분량의 행복과 불행을 누려야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이라고

이모는 죽음으로 내게 가르쳐주었다.

이모의 가르침대로 하자면 나는 김장우의 손을 잡아야 옳은 것이었다.

그러나 역시 이모의 죽음이 나로 하여금 김장우의 손을 놓아버리게 만들기도 했다.

......

나는 내게 없었던 것을 선택한 것이었다.

이전에도 없었고, 김장우와 결혼하면 앞으로 없을 것이 분명한 그것,

그것을 나는 나영규에게서 구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이모가 그토록이나 못 견뎌했던 '무덤 속 평온'이라 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일 년쯤 전, 내가 한 말을 수정한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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